그대는 “Carpe Diem(카르페 디엠)”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남긴 시의 한 구절이다. 이는 현재를 잡아라라는 뜻으로, 현재에 충실히 살아갈 것을 강조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모두가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발버둥친다. 그러나 호라티우스는 홀로 그 역류에 섰다. 미래가 아닌 '현재'를 지키라고 외치면서. 그 말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뇌리에 안착해 있었다.

사람들 대부분은 “Carpe Diem”이라는 말을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접했을 것이다. 위 소설은 삶의 의미를 깨우쳐 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명한 대학만이 인생의 전부라 여긴 아이들이 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간다. 선생님의 독특한 수업 방식을 통해서 말이다. 이 소설을 읽을 때 나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생이었다. 높은 성적과 유명한 대학, 그런 실 한 가닥에 속속들이 목매다는 아이들. 어쩌면 소설의 낱장 속에는 등장인물들이 아닌 내가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나는 그때부터 줄곧 생각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가. 우리가 그토록 책망하는 과거는 무슨 의미가 있고, 우리가 그토록 열망하는 미래에는 무엇이 기다리는가.

우리는 현재를 살아간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과거와 미래를 경험하기도 한다. 모순적인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보자. 방금 나는 한 줌의 숨을 뱉었고,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따라서 나는 과거에 숨을 뱉은 것이고, 숨을 뱉고 난 미래에 눈을 깜빡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는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결국,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구분하는 일은 무의미한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알아야 한다. 과거가 계속되면 현재가 되고, 현재가 계속되면 미래가 되는 것임을.

우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했다. 그게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당연한 절차였고, 영문도 모른 채 사회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사회가 우리에게 바라는 프레임은 더 늘어났다. 책임감, 자신감, 쓰디쓴 알코올과 정신력, 열정과 완벽한 결과물. 시선에 맞춰 미래를 챙기기에 급급한 우리의 오늘은 죽어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아직 음주가무보다 그네를 타고 노는 일이 더 즐겁다. 또 누군가의 서랍에는 어릴 적 가지고 놀던 고무 딱지가 늘어져 있다. 나 또한 그렇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는 그대 또한 그럴지 모른다.

사회는 매 순간 우리를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한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선택의 책임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그러니 미래를 위해 오늘을 잃어버릴 필요는 없다. 더 나은 오늘을 살아가는 것은,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것과 같지 않은가. 오늘의 삶이 내일의 나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아도 너무 염려하지 말았으면 한다. 오늘을 무사히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내일의 나에게 큰 선물일 테니. 그러니 새로운 환경에서 방황할 젊은 그대들에게 전한다. 내일을 위한다면, 일단 오늘을 살아라.

남향지 국어국문학과 23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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